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도덕경 3장, 두번째, 어렵게 얻은 것을 중히 여기지 마라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6. 23.
반응형

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있고, 그것이 일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일단 그것을 얻게 되면 마음이 가고, 중히 여기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얻기 힘든 물건일수록 얻는 다면 그 기쁨이 얼마나 클 것인가. 그런데 도덕경에서는 그렇게 가지고 싶었던 것을 어렵게 얻었는데, 그를 중히 여기지 말라하니 어찌 된 일인가. 이렇듯, 중히 여기지 않을 때 비로소 백성들이 도적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이 둘 사이에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도덕경 3장 . 

불상현  사민불쟁  不尚贤  使民不争

 

불귀난득지화  사민불위도  不贵难得之货  使民不为盗

불견가욕  사민심불란  不见可欲  使民心不乱

 

시이성인지치  是以圣人之治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  虚其心  实其腹  弱其志  强其骨

상사민무지무욕  常使民无知无欲

사부지자불감위야  使夫智者不敢为也

위무위  측무불치  为无为  则无不治

 

불귀난득지화  사민불위도  不贵难得之货  使民不为盗

얻기(得) 어려운(难) 것(货)을 중히(贵) 여기지 마라, 그로써, 백성들로 하여금(使民) 도적이(为盗) 되지 않게 하라.

 

얻기 어려운 것(难得之货)이 무엇인가, 요즘 말로 하면 보물정도로 해석이 가능할 것이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물건이라기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싶어 하지만 쉽게 얻기 어려운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보석이나 아름다운 그림 등의 보물일 수도 있고, 짝사랑하는 이의 마음일 수도 있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쉽게 얻기 어려운 것을 얻었는데 어찌 귀히(贵) 여기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도덕경이 누구를 대상으로 쓴 책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먼저 분명히 알아야 노자의 도덕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인재를 중히 여기지 말아야 국민들 사이에 분란이 않일어나고, 얻기 어려운 것들을 중히 여기지 않아야 백성이 도적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문장으로만 봐도, 이 책은 일반인들 대상으로 쓰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만 사범 대학의 동양철학 교수인 증지강(曾志强) 교수는 일찍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역경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면 논어가 되고, 위정자들을 대상으로 하면 도덕경이 된다."

역경(易经)은 동양 철학사상의 원류에 해당하는 것으로, 춘추전국시대의 유가, 법가, 묵가, 음양가, 도가등뿐 아니라, 의학의 기본 사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동양 철학사상의 원류로써, 역경에는 여러 종류의 판본이 있었으나, 현재는 주역(周易)만이 원형을 보존하여 전해지고 있어, 역경 하면 주역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렇듯 도덕경은 국가를 이끄는 황제와 주요 관료들에게 국가를 바르게 이끄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책인 것이다. 

일반인들이 귀한 물건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그러나, 지위가 올라가고 그를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지게 되면 그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일반인들의 관심이 되는 것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단순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빠른 승진의 지름길이 되는 것이라면 어떨까.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초나라의 어느 황제가 여자의 가녀린 허리를 매우 좋아하였다. 그러자 수많은 초나라의 여인들이 가녀린 허리를 가지기 위해 꿂어 죽었다는 고사가 있다.  여기서 단순히 여자들이 황제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밥을 줄여 굶어 죽었을 수도 있으나, 황제의 마음을 사고자 하는 이가 어찌 그러한 여자들 뿐이겠는가, 어떤 사람이나 조직이 황제의 환심을 사기 위해  힘없는 여인들로 하여금 가녀린 허리를 만들기 위해 강제로 죽을 때까지 밥을 먹이지 않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면 이게 과한 상상일까. 우리의 주의를 돌아보면, 이러한 상상이 결코 나의 심한 우려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총수가 "난 이런것 좋아하는데 어디 없을까 " 한다면 그 밑의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는 가히 짐작이 갈 것이다. 그리고, 그게 그저 밑에 사람만 총수가 좋아하는 것을 얻고자 움직이겠는가, 경쟁사에서 부터 모두가 그것을 얻기 위해 뛰어다닐 것이고, 나아가 그것을 훔쳐서라도 총수에게 환심을 사려고 할 것이다. 기업도 그럴진대, 권력과 재력이 함께 따르는 국가 주요직에 낙하산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까, 고위직이 아니더라도 우리 일상을 둘러보라, 오늘도 승진을 위해 상사의 환심을 사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가. 열심히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완성하고, 회사나 국가가 보다 좋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 상사에게 잘 보이는 게 승진을 하는데 더 유리하다면, 상사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약간의 편법이나 불법이 있더라고 쉽게 그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그 누가 도적이 되지 않겠는가.  

 

이렇듯 지도자는 자신의 좋아하는 것을 섣불리 나타내지 말아야 하며, 설사 표현을 하더라도 그를 구해 오는 이를 중히 여겨서는 않되는 것이다. 그럴 때라야 만이 백성들이 딴마음을 가지지 않고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하게 되는 것이다. 

 

 

불견가욕  사민심불란  不见可欲  使民心不乱

그러한(可) 욕망(欲)이 보이질 않으니(不见), 민심(民心)이 혼란하지 않다(不乱).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고, 더 많은 것을 갖기를 원한다. 그런데, 남보다 빨리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 더 쉽고 빠르게 많은 재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누가 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단 말인가. 그런데 그 방법이 황제나 고위직에게 잘 보이는 것이고, 일상에서는 상사에게 아부와 아첨을 떠는 것이라면 어떨까. 

뉴스만 봐도 국가의 고위직에 대통령과 무슨 관계가 있는 사람이, 장관과 무슨 관계가 있는 사람이 인재라는 허울을 쓰고 낙하산으로 내려오고, 배경 좋은 젊은이들은 아빠 찬스로 좋은 기업에 채용이 되고, 공무원에 임시직으로 특별 채용되었다가 어느 정도 되면 경력도 충분하다며 정직원이 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렇다면 배경이 없는 이들은 어떻하란 말인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위사람에게 잘 보이고자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편법이든 불법이든 일단 환심만 살 수 있다면 모든 하려 하는 것이다.  너희도 성공하고 싶거든, 경쟁에서 이기고 싶거든 상대를 찧밟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그러한 사회가 살기 좋은 사회일까. 

 

왜 사람들이 그러한 마음을 먹는 것일까. 

도덕경에서는 그 원인을 바로 지도자가 그러한 욕망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도자가 그러한 마음을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굳이 지도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할 필요도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지도자가 그러할 진데 그 밑의 관료가 감히 그러한 마음을 나타낼 수 있겠는가.

이렇듯 속담에도 있듯이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은 자연히 맑아지는 것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리기 때문인 것이다. 윗물이 더럽다면 아무리 아랫물을 깨끗이 하겠다고 떠들고, 별의 별 짓에 국가 예산을 쏟아부어도 결코 아랫물은 깨끗해질 수 없는 이치인 것이다. 

 

도덕경은 최고 지도자의 수양을 최고의 덕목으로 한다. 

국가가 혼란하고 국민의 생활이 곤궁한 것등등이 모두 최고 지도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나라가 살기 좋고, 만백성의 생활이 풍족한 것도 모두 최고 지도자가 잘하기 때문으로 본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이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은 아무리 더러워도 언젠가는 맑아지고, 윗물이 더러우면, 아랫물을 아무리 깨끗이 하려 해도 결코 깨끗이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자가 바른 정치를 펼치는 기본인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