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도를 깨달은 이의 가슴은 넓고도 깊어 만인은 품을 수 있다.
그러한 이들은 세상의 명리를 추구하지 않기에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도인 것이다
도덕경 20장 전문.
결학무우 绝学无忧
유지여가 상거기하 唯之与呵 相去几何
선지여악 상거약하 善之与恶 相去若何
인지소외 불가불외 人之所畏 不可不畏
황시 기미앙재 荒兮 其未央哉
중인희희 여형태뢰 여춘등대 众人熙熙 如享太牢 如春登台
아독박시기미조 여영아지미해 我独泊兮其未兆 如婴儿之未咳
래래시약무소귀 儽儽兮若无所归
중인개유여 이아옥약유 众人皆有馀 而我独若遗
아우인지심야재 돈돈시 我愚人之心也哉 沌沌兮
속인소소 아독혼혼 俗人昭昭 我独昏昏
속인찰찰 아독민민 俗人察察 我独闷闷
물시기약해 왕시약무지 沕兮其若海 望兮若无止
중인유이 이아독완시비 众人有以 而我独顽似鄙
아독이우인 이귀식모 我独异于人 而贵食母
도를 깨달은 사람은 어떠한가.
계속해서 도덕경의 설명을 들어보자.
물시기약해 왕시약무지 沕兮其若海 望兮若无止
아득히 펼쳐짐 沕이 마치若 바다 海와 같고,
저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것이望 이 마치 若 그 끝이 없어 보인다 无止 .
이 문장은 도덕경의 여러 판본에서 다른 글자들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하상공판본에서는 담淡,료飂로 되어 있고, 다른 곳에는 황홀恍惚 등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도를 깨달은 사람의 도량을 나타낸다고 볼 때에 마왕퇴 백서본의 물 沕 , 왕 望 이 가장 적합하다 생각되어 이를 적용하였다.
물 沕이란 무엇인가.
물 沕은 심원深远의 의미로 깊고도 멀다는 의미이다.
왕望은 무엇일까
왕望 은 눈에 보이는데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펼쳐져서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합쳐보면,
도를 깨달은 이의 마음과 도량이 마치 그 경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 바다와도 같아 모두를 품을 수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중인유이 이아독완시비 众人有以 而我独顽似鄙
대중 众人은 모두 목적 以이 있으나 有, 나 我만 홀로独 태초의 마음을 유지하는구나 顽似鄙.
도덕경 문장 중 해석이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문장이다.
그 이유는 단어의 뜻이 과거와 달라진 게 많기 때문이다.
중인 众人은 현대에 대중이라는 의미라 많은 사람들이 또는 대중이 등으로 하면 되니까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유이 有以가 무슨 뜻일까.
이 以가 있다는 의미 인데, 문제는 이 以가 무슨 뜻이냐는 것이다.
현대 한자어에서는 접속사, 개사등으로 주로 쓰이고, 명사로는 쓰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명사로 쓰였을 때 해석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는 명사로 쓰이면 원인 또는 목적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대중은 그들이 하는 행위에 있어 원인이나 목적이 있다. 다시 말에 바라는 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 도를 깨달은 사람은 어떠한가
완 顽 하고 비 鄙 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뭔 소리인가.
현대 한자어에서 보통 완 顽 하다고 하면 완고顽固하다를 줄인 말로 고집세고 융통성이 없다는 말이고,
비 鄙 하다 하면, 비비卑鄙의 줄임말로 비굴하다, 비겁하다 등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그럼 도를 깨달은 이는 고집 불통에 비굴하다는 의미인가.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가.
그런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것을 좋게 표현하려고 애쓰는 해석도 여러 곳에서 본 적이 있다.
여기서 완은 완고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고대 한자에서 완 顽은 가공되지 않은 순수의 상태를 나타낸다.
또한 비 鄙는 과거 농촌의 마을을 나타내는 단위로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초기 형태의 공동체 같은 것을 의미한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대중은 이익을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나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면 변한다.
부와 권력이 생기면 주변이 우스워 보이기도 하고, 화려하고 좋은 것만 주변에 두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도를 깨달은 사람은 부와 권력이 생겨도 초심을 잃지 않고 삶도 그에 맞추어 산다는 것이다.
물질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독이우인 이귀식모 我独异于人 而贵食母
나만 我独은 다른 이들과 다르게 异于人 도 食母를 중시한다 贵 .
드디어 도덕경 20장의 마지막 구절에 왔네요.
도덕경 20장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다른 장들과 다르게 두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전반부는 국가를 경영하는 3가지 경지, 도, 덕, 법에 대해 이야길 하고 있으며,
후반부는 도를 깨달은 위정자와 그렇지 못한 위정자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서 도를 깨달은 이는 도를 귀히 여기기에 다른 이들이 추구하는 명리를 쫒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식모 食母가 어떻게 도라는 의미일까.
식이란 먹는다는 의미이고, 모는 모친이니, 모친을 먹는다는 의미는 분명 아닐 것인 건 맞는데 어떻게 도라는 의미가 될까.
도덕경에서 도란 때와 장소에 따라 그 모습과 역할이 항시 변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때 그러한 도의 모습을 나타낼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 중 하나가 물이며, 계곡이고 또한 모 母이다.
도덕경 20장을 마치고, 하늘의 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21장을 알아보도록 하자.
'인문학 > 동양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덕경 21장. 도지위물 - 도는 항상 우리 곁에서 있다 (1) | 2023.11.29 |
---|---|
도덕경 21장. 공덕지용 - 도란, 덕이란 무엇인가 (0) | 2023.11.16 |
도덕경 20장. 아우인지심- 사리분별이 넘 밝으면 좀 그렇지. (2) | 2023.11.08 |
도덕경 20장. 중인개유여-탐욕은 결국 사람을 망친다. (2) | 2023.10.18 |
도덕경 20장. 아독박시-정당정치하지 마라 (1) | 2023.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