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14장. 영지불견기수 - 도는 제 갈 길을 간다

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도란 무엇인가.

14장에서 도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들어보자.

 

도덕경 14장 전문.

시지불견명왈이  청지불문명왈희  박지불득명왈미  视之不见名曰夷  听之不闻名曰希  搏之不得名曰微

차삼자불가지치힐 고혼이위일  此三者不可致诘  故混而为一

기상부교  기하불매 승승불가명  복귀우무물  其上不皦 其下不昧  绳绳不可名 复归于无物

시위무상지상  是谓无状之状

무물지상  시위홀황  无物之象  是谓惚恍

영지불견기수 수지불견기후  迎之不见其首  随之不见其后

집고지도  이어금지유 执古之道 以御今之有

능지고시  시위도기  能知古始 是谓道纪

 

 

영지불견기수   수지불견기후

迎之不见其首    随之不见其后

앞에서는迎之 도의其 머리首를 볼 수 없고不见, 

뒤따라 가면서는随之 도其의 뒷모습后을 볼 수 없다不见.

 

영迎은 환영欢迎한다 할때의 영迎으로 앞에서 다가오는 것을 맞이하는 모양을 나타낸다

수随는 뭔가를 따라가는 모양으로, 따라간다는 것은 뒤에서 간다는 의미로 뒷모습을 보고 간다고 할 수 있다.

 

14장에서는 계속해서 도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앞에 서서 보아도 도의 앞모습을 알 수 없고, 뒤에 서서 보아도 도의 뒷모습을 알 수 없다고 하고 있다. 

 

도는 앞서 밝고 선명하지도 않고, 어둡고 침침하지도 않은 어슴푸레한 모양이라 하였는데, 거기에 더하여 여기서는 그 어디에서도 도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도가 언제 어떻게 시작하였는지 알 수 없듯이, 언제 어떻게 끝날 지도 우리는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집고지도    이어금지유

执古之道    以御今之有

고대古의 도道를 알고자执 한다면, 

현재今의 도의 운행御을 살펴보면 된다以~之有.

 

집执은 집행执行한다는 의미로 뭔가를 운행运行한다는 의미로 쓰였으며. 

고古는 고대, 먼 옛날로써, 고대에 도가 어떻게 운행되었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御는 말을 모는 모습으로, 옛날에 말이나 마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은 신분이 높아야만 가능했던 일이다.

그래서 임금의 행렬을 어가라 하지 않았는가. 따라서, 뭔가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로, 여기서는 운행, 운영 등으로 해석하면 무난할 것이다. 

금지유今之有는 오늘날에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과거의 도가 어떻게 운행되었는지를 알고 싶다면, 오늘날 도가 어떻게 운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도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져 지지도 않으며, 어슴푸레한 상태에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존재라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도를 영원히 알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것이다. 

 

노자는 그에 대한 답으로, 현재의 도의 운행을 면밀히 살피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앞서 1장에서 도를 아는 방법이 무엇이라 했는가. 

 

무无에서 그 묘妙를 보고观, 유有에서 그 교儌를 보는观 것이라 설명하지 않았는가

(자세한 설명은 1장을  참조하세요)

 

이렇듯 현재의 도의 운행 법칙을 알게 되면 자연히 고대의 도의 모습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능지고시    시위도기 

能知古始    是谓道纪

(이렇듯 도의) 고대古의 시작始을 알 수 있는 것能知은 

도道의 운행에 규칙纪이 있기 때문이다是谓. 

 

우리가 현대의 도의 운행 규칙을 아는 것으로 고대의 도를 추측할 수 있는 이유는 도가 그 운행의 규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봄에서 여름을 거쳐, 가을이 되고 다시 겨울을 지나 봄이 오듯이, 여름에서 바로 겨울이 됐다가 가을이 됬다가 하질 않는다는 것이다. 

 

도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져지지도 않지만, 항상 우리와 함께 하고 있고, 정해진 운행 규칙에 따라 충실히 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는 그 도의 운행 규칙을 알 수 있는 것인데, 이를 우리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자 그러면, 깨달음을 얻은 성인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15장에서 만나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