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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14장. 기상부교 - 너무 바쁘면 주위를 보지 못한다.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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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경계가 불분명하고 아래로는 어슴푸레하여 그 행태를 알 수 없으니, 항상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하였음에도 우리는 그 존재조차 알지를 못하였네.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게 알려주는 것이 항상 우리와 같이 하였음에도 우리는 우리의 바쁜 일상에 휩쓸려 이를 보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

 

도덕경 14장 전문.

시지불견명왈이  청지불문명왈희  박지불득명왈미  视之不见名曰夷  听之不闻名曰希  搏之不得名曰微

차삼자불가지치힐 고혼이위일  此三者不可致诘  故混而为一

기상부교  기하불매 승승불가명  복귀우무물  其上不皦 其下不昧  绳绳不可名 复归于无物

시위무상지상  是谓无状之状

무물지상  시위홀황  无物之象  是谓惚恍

영지불견기수 수지불견기후  迎之不见其首  随之不见其后

집고지도  이어금지유 执古之道 以御今之有

능지고시  시위도기  能知古始 是谓道纪

 

 

기상부교   기하불매  승승불가명   복귀우무물

 其上不皦  其下不昧   绳绳不可名  复归于无物

 

위로는其上밝지않고, 아래로는其下암흑같이 어둡지않으며,

오랜 세월绳绳이름없이내려오니,

이는复归물질이 아닌듯 하다无~.

 

 

란 무엇일까, 

앞에서 보이는 듯 보이지 않고, 들리듯 한데 들리지 않으며, 만지려 해도 만져지지 않는 것이라 하였다면, 여기서는 더 나아가 도의 상태를 설명해 주고 있다.

 

는 선영하고 밝은 상태로 뭐가 뚜렷이 볼 수 있는 상태를 이야기하며, 

는 암흑같이 어두운 상태를 말한다.

은 밧줄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기나긴 세월을 을 이어져 내려오는 것을 "면면绵绵히 이어져 내려오는" 등으로 면면绵绵히를 자주 쓰는데, 여기서 면은 가녀린 면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끊어질 듯하면서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것을 묘사한 것이다. 

 

그런데, 도덕경에서는 면면히 를 쓰지 않고 밧줄, 성성绳绳을 사용하였다. 

 

이 부분은 아마도, 가녀리게 끊어질 듯 아슬아슬 우리 곁에 있는 것이 아닌, 밧줄과 같이 굵고 선명하게 우리와 같이 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불가명不可名은 그 오랜 세월 같이 하였음에도 이름이 없음을 말하고 있으며. 

복귀위复归于는 이를 어디에 포함시켜 나타내야 할 것인가를 의미한다. 

무물无物은 무가 부정사로 "~이 아니다" 라는 의미이므로, 물질이 아니다 라는 는 의미일 것이다.

따라서, 복귀위무물复归于无物은 뭔가 있기는 있는거 같은데 보이지도 만지지도 못하니, 이를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하는 것으로 도를 유와 무가 혼합된 상태라는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를 다 같이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도라는 것은) 위로는 그리 밝지 않고, 아래로는 그리 어둡지 않은 것으로 뭐가 보일 듯하면서 잘 보이지 않는 어슴푸레하여,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하였음에도 그 이름이 없고, 아마도 그것은 어떤 특정한 물질은 아닌 듯하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도를 이야기할 때가 많은 데, 어떤 이들은 도란 뭐다라고 특정 지어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도를 처음 소개하는 도덕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란 뭐라도 단정 지어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1장에서 도란 비상도非常道라고 하지 않았는가. 

 

비상도非常道란 무엇인가?

도의 모습이 하나가 아니고 시와 때에 따라,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인 것이다. 

 

도는 깊은 계곡과도 같고, 흐르는 물과도 같으며, 여자의 생식기 와도 같고,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 그 존재를 자세히 알 수가 없다고 1장부터 14장에 이르기까지 설명을 해 주고 있지 아니한가. 이러한 도의 모습을 어떻게 한두 마디로 단언할 수 있겠는가. 

 

 

시위무상지상  是谓无状之状

이를 이르러 무상지상无状之状이라 한다. 

 

시위는 "~라 이르다, ~라고 말한다"이며.

상이란 형상을 나타내는 말로 어떤 것의 모습을 의미한다. 

 

도란, 형상이 없는 상이라는 의미로, 도는 유와 무사이에 존재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물지상  시위홀황  无物之象  是谓惚恍

물질이 아닌 것의 상이며, 이를 이르러是谓 홀황惚恍이라 한다.

 

상이란 무엇인가?

상이란 뭔가의 모양으로, 내면의 기운이 밖으로 표출된 모양이다. 

 

요즘은 관상观相을 본다고 할 때, 상자를 쓰지만, 예전에는 상자를 같이 썼다. 

요즘 관상을 설명할 때 보면, 눈의 모양은 어떻고, 코는 어떻고 등으로 얼굴의 형태를 가지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원래 관상을 본다는 것은, 상을 본다는 의미로, 상은 그 내면의 기운이 밖으로 표출된 모양인 것이다. 

 

예를 들어 산을 보자, 

산은 봄에 푸르른 새 생명의 기운이 쏟아 오르고, 여름에 푸르름을 유지하다가 가을에 낙엽이 지고 겨울에 가지만 남지 않는가. 이렇듯 그 기운이 표출되어 나타나는 모습, 이것이 바로 상인 것이다. 

 

도덕경 14장에서 도는 바로 문물의 상이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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