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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15장. 대지약우 - 현대는 창의성의 시대이다.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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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옛말에 큰 지혜는 마치 우매한 것과 같다고 하였다.

현대에는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일상의 바쁨에서 벗어나 멍을 때려야 한다고 한다.

어찌 이리 그 이치가 같을 수 있을까. 

 

 

도덕경 15장 전문

고지선위사자  미묘현통  심불가식  古之善为士者  微妙玄通 深不可识

부유불가식  고강위지용 夫唯不可识故强为之容

유언약동섭천 유시약외사린 豫焉若冬涉川  犹兮若畏四邻

엄시기약객  환시약빙지장석 俨兮其若客  涣兮若冰之将释

돈시기약박  혼시기약탁  敦兮其若朴  混兮其若浊 

광시기약곡  숙능탁이정지서청  旷兮其若谷 孰能浊以静之徐清

숙능안이구동지서생 孰能安以久动之徐生

보차도자불욕영 保此道者不欲盈

부유부영  고능폐불신생 夫唯不盈  故能蔽不新生

 

 

돈시기약박  혼시기약탁  

敦兮其若朴 混兮其若浊

충실함이 마치 소박함과 같고,

혼합된 모습이 마치 어슴푸레함浊과 같다

 

: 돈후하다. 충실하다

: 어조사

 : 그 (모습이)

: 마치 ~ 같다

: 소박하다, 성실하다.

:  섞이다, 혼돈, 혼합

: 흐리다. 어지럽다

 

도를 깨달은 사람의 특징, 다섯, 여섯 번째.

 

위 내용은 통행본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인데, 도를 깨달은 사람은 다섯 번째, 그 돈후함이 아직 손질하지 않은 원목과 같이 순수함이 있고,  여섯 번째, 그 혼합됨은 뭔가 잡힐 듯, 보일 듯하면서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그런 깊은 계곡의 심오함과 같다.로 많이 해석을 하는데, 그 해석에 있어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그런데, 마왕퇴의 백서본에 보면, 

이 돈후敦厚하다는 돈이 아닌 혼돈混沌의 돈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럼, 박은 무엇인가?

은 원목의 상태로 뭔가 소박하고, 투박한 모양으로 성실하다, 소박하다로 해석했지만, 원목은 아직 손질이 않된 나무로 여러 곳에 가지가 나고 잘린 자국이 있고, 웅이 군데군데 있는 것이 바로 자연 상태의 원목인 것이다.  

이렇듯 정확히 모양이 곧게 난 것이 아닌 삐뚤 삐뚤하고 제멋대로 여서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그 사용여부를 알 수 상태, 이것이 바로 박인 것이다. 

 

이를 정리해 보면, 

도를 깨달은 이의 특징은 앞서 첫번째, 두 번째 특징에 큰 코끼리와 큰 고릴라로 비유하였듯이, 유유犹豫의 상태, 뭔가 결정을 빠르게 못하고 주저하고 심사 숙고 하는 모양을 이야기하였듯이, 여기서는 돈과 훈에 비유하여, 뭐가 불분명하고 혼탁浑浊한 상태인 혼돈混沌으로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이다.   

 

혼돈의 또다른 의미는 태초에 세상이 아직 제 모습을 잡기 전의 상태로, 음양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모든 것이 불분명하고 모호한 것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도를 깨달은 사람은 뭐 하나 분명한 것이 없이, 현실 감각도 없고 그저 뜬 구름 같은 소리만 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동양사상에서 이야기하는 “대지약우大智若愚 - 큰 지혜는 마치 우매한 것 처럼 보인다.”인 것이다. 

도를 깨달은 이의 말은 이미 우리를 감싸고 있는 현실의 경계를 벗어났기에 그 생각에 이미 거리낌이 없어 모든 것을 다루기에 일반인이 듣기에 너무 엉뚱하게 들리는 것이다. 

 

얼마 전에 명지대 김정운 교수의 창의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강의에서 김교수는 창의성을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생각이 날아다니는 것이라고 이야길 하는데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도를 깨달은 사람의 특징과 너무 흡사하여 놀랐었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생각이 바로 창의성의 원천이라면, 이러한 생각으로 자연의 운행 원리를 보고, 그 속에서 묘를 알아보는 것, 이것이 깨달음 인 것이다. 

 

 

광시기약곡  旷兮其若谷

 넓기가 마치 계곡과 같다.

 

 

은 넓다는 의미로, 여기서 무엇이 넓은 가에 대해서는 마음이나, 생각의 범위, 인자함, 너그러움 등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도를 깨달은 사람의 특징 일곱번째는 그 널기가 마치 깊은 계곡과 같다고 하였다. 

 

도덕경 6장에서 도를 곡신에 비유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깊고 깊은 계곡의 심오함은 도덕경에서 종종 도를 의미한다.

 

이를 합쳐보면, 

도를 깨달은 사람은 이미 도를 행하기에 이는 마치 도 자체와 같다는 것이다. 

 

우리는 3개의 쳅터를 할애하여 도를 깨달은 사람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다. 

도덕경에서는 도를 깨달은 사람을 성인이라 하고, 성인은 또 다른 의미로 이 시대의 위정자를 나타낸다.

 

우리는 이를 통해, 노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른 정치를 하는 위정자가 지녀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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