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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10장, 재영백포일- 일을 할때 딴 맘을 먹지 마라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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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汉字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우리는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잠시 정신이 딴 데 가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창밖을 보며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렇듯 개인이 딴생각을 하는 것은 그저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위정자가 큰 일을 계획할 때에 딴 생각을 가진 다면 어떻게 될까. 10장을 통해 정책을 입안하는 위정자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아보자. 

 

도덕경 10장 전문.

재영백포일 능무리후    载营魄抱一   能无离乎

전기치유     능영아후   专气致柔       能婴儿乎

척제현감     능무자후   涤除玄览       能无疵乎

애민치국     능무지후   爱民治国       能无知乎

천문개합     능위자후   天门开阖       能为雌乎

명백사달     능무위후   明白四达       能无为乎

생지            축지           生之              畜之

생이부유     위이부시   生而不有        为而不恃

장이불재     시위현덕   长而不宰        是谓玄德

 

재영백포일 능무리후    载营魄抱一   能无离乎

과 혼이 같이 있는 데载~抱一, (둘이) 분리되지 않게 할 수 있는가能无~乎.

 

는 뭔가를 담고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글자인데, 그렇다면, 영백营魄은 무슨 뜻일까. 

중국의 유명한 중의학 박사이며 도덕경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나대룬罗大论 박사"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고대 중의학 이론에 의하면, 맥을 짚는다고 할 때, 혈관의 맥박을 살피지만 그 속에는 혈관을 흐르는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같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래서 영은 중의학에서 영행맥중营行脉中이라 하며 맥을 짚어 그 흐름을 보는 것이고, 백은 정신적 존재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혼백魂魄이 이에 속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혼과 백은 무슨 차이가 있을 까?

정신적인 것으로 고대에서는 혼과 백이 있다고 하는데, 혼은 몸을 떠나서도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사람이 죽으면 그 혼은 저승으로 가거나, 아니면 이승에 남아 다른 사람 몸으로 들어가거나 한다고 하는 바로 그것이며, 백은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과 같이 죽는 것이다. 

 

물론 노자가 중의학에 박식했다는 그런 근거도 없고, 도덕경이 중의학을 이야기하는 책도 아니므로 이 부분을 깊게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단지, 우리는 여기서 영은 물질적인 것이고, 백은 정신적인 것을 이야기한다는 정도만 알아도 될 것이다. 

 

는 포웅하다 와 같이, 서로 껴안는 모습으로 포일抱一은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재영백포일载营魄抱一, 몸 안에 있는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함께 한다는 의미이다.  

능~후能~乎, "~을 능히 할 수 있겠는가"라는 반어문으로 쓴 문장으로,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함께 붙어 있는데, 이를 분리되지 않게 할 수 있겠는가, 라고 반어적으로 물어보는 향식의 문장이다. 

 

본격적으로 이 문장을 알아보면, 도덕경 10장의 첫 문장은 앞의 5장의 천지불인天地不仁과 같이, 논란도 많고, 너무도 상반된 해석들이 존재하는 문장이라 여간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도덕경은 글 사이의 여백이 많아 각자 그 속에서 얻는 깨달음도 제 각각일것이기에, 무엇이 맞고 틀리고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나름 자신 만의 깨달음을 얻으시길 바라며, 왜 그렇게 해석에 의견이 분분할까에 대해서도 함 생각 해보시기를 바라며, 이 문장을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몸과 마음은 항상 같이 하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자.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창문 밖으로 상쾌한 봄날씨에 파란 하늘이 펼쳐지면, 어디 선생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오던가. 때마침 내일이 소풍날이기라도 하면 더더욱 마음은 설렐 것이다. 연애를 처음 시작하는 남녀가 오늘 저녁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면, 직장일이 손에 잡히겠는가.

 

다른 예를 들어보면, 어느 절에 고승이 수도를 하고 있었는데,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식사를 하며, 절의 생활이 어떤지, 수도를 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깨달음은 얻으셨는지 등등 질문을 하며 밥을 먹고 있는데, 스님께서 "식사를 하시죠" 하는 것이었다. 식사를 할 때에는 식사의 풍미를 즐겨야 함에도 다른 것들에 정신이 팔려 정작 식사의 풍미를 잊고 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사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지만 정신은 딴 데 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내 경우만 보더라도, 어린 시절에는 커서 뭐가 돼야지, 앞으로 뭘 해야지 등으로 미래를 생각하는 삶을 많이 살았고, 지천명을 넘긴 지금은 전에 그러지 말았었어야 했는데, 그때 좀 더 해볼걸, 등으로 과거 속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때,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영과 백이 함께 이를 즐기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영백营魄이 분리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도덕경에서 오늘에 충실한 삶을 이야기하고자 재영백포일载营魄抱一을 이야기했을까.

물론 개인적으로 이 문장을 통해 오늘 이 순간의 중요성을 깨닫고 소중이 여겨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책들도 나는 여럿 보았다. 물론 개인들이 나름대로 각자의 개달음을 얻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수차례 이야기 하였듯이 도덕경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 아니다.

 

도덕경은 그 시대의 권력자들이, 위정자들이 나라를 바르게 이끌기 위해 어떻게 정치를 펼쳐야 하는 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위정자들이 정책을 입안함에 있어 재영백포일载营魄抱一하지 않고 분리되어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뉴스를 보면 매일 나오는 국가급 비리들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국민들에게는 이렇게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 좋다고 홍보란 홍보는 다 하고, 뒤로는 자신의 이권만 탐하는, 홍보한 계획과 실행이 분리되는 영과 백이 분리되는 현상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도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 당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실행했던 대규모 국책사업들이 새로운 정권에서 모두 권력형 비리라고 새로이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하고, 실제로 비리가 터져 나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질 않는가. 그리고 그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아야 하는 이 현실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겪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 선거를 통해 높은 자리에 올라,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어째들 자신들만의 배만 채우려 한다 말인가.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에 오르면 다들 감옥에 가니, 더 말해 무엇하랴 싶다. 

 

나라를 생각하는 위정자라면 나라를 위해 세운 계획들이(영), 실제로 국민들과 나라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백)이고, 이는 계획과 실행이 합일하니, 영과 백이 함께 하는 것이나, 요즘 보면, 국민을 위한다 온갖 홍보를 하고(영), 실제로 자신의 탐욕만 채우는(백), 이러힌 것 현상을 너무 자주 보게 되니 이것이 안타까울 뿐이고, 이것이 바로, 영과 백이 분리된 행동인 것이다. 

 

도덕경 10장에 첫 문장이 이런 것을 보면, 거진 3000년 전의 노자의 시대에도 입으로는 민심이 천심이라는 둥, 국가의 근본은 백성이라는 둥 하면서, 실제로는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많이들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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