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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12장. 오색령인 맹목-탐욕은 눈과 귀를 멀게 한다.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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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인간의 탐욕이 커지면 어떻게 될까. 11장에서는 탐욕을 버리고, 삶의 여유를 가지라고 이야기하였다면, 12장에서는 탐욕이 인간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하여 알려주고 있다. 탐욕이 인간의 눈과 귀와 입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더 나아가 정신을 어떻게 황폐하게 하는 지를 알아보자. 

 

도덕경 12장 전문

        오색 령인 목맹     五色令人目盲

        오음 령인 이롱     五音令人耳聋

        오미 령인 구상     五味令人口爽

치빙전렵 령인심 발광  驰骋畋猎令人心发光

난득지화 령인 행방      难得之货令人行妨

시이성인위복부위목     是以圣人为腹不为目

          고거피취차         故取彼取此

 

 

오색 령인 목맹     五色 令人 目盲

오색五色이 사람의 눈을 맹하게 한다.

 

오색五色은 다섯가지 기본 색깔로 청, 황, 적, 백, 흑색을 이야기한다.

이란, 우리가 흔히 맹인이라 하여 눈이 보이질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쓰지만, 고대에 맹이라는 글자는 흑백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를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오색五色과 목맹目盲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오색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데 왜 눈이 흑백도 구분 못하는 맹한 상태가 되는 것일까,

 

여기서 오색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것만 가지려 하고, 좋은 것만 추구하는데,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이들의 노고는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자기 만을 위한 탐욕으로 끝없이 자신에게 아름다운 것만 갖다 바치는 이들만 곁에 두게 만들어, 결국 흑백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오음 령인 이롱     五音 令人 耳聋

오음五音이 사람의 귀를 멀게 한다

 

오음五音은 궁, 상, 각, 치, 우로 고대의 다석가지 기본 음률을 이야기한다.

은 귀가 잘 안 들려 사리 판단이 어려운 상태를 이야기한다. 

 

오음五音이 잘 조화하면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 왜 귀가 멀어 사리 판단을 못한다는 이야기 일까?

여기서 오음五音은 위의 오색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탐욕을 나타낸다. 

 

아름다운 소리만 듣고, 자신의 귀에 듣기 좋은 소리만 찾는고, 귀에 쓴 간언을 멀리한다면 어떻게 될까.

 

옛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역사를 살펴보면, 그 어느 왕조, 어느 왕도 국민의 가난을 구하고자 노력한 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말을 만들어 국만의 어려움은 외면하고, 그냥 왕과 권력자들은 구중궁궐에서 희희낙락 거리면서 살았던 것이다.

 

서로 듣기 좋은 말들만 하면서, 특히 왕에게는 만세라 하여, 뻔히 백세도 못 살걸 알면서, 만세까지 살 거라고 이야길 하고, 어쩌면 왕 자신도 본인의 욕망에 귀가 멀어 본인이 만세까지 살거라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듯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서로가 하면서 서로 최면을 걸고 산 것은 아닌지, 이것이 귀가 먼 것, 이롱耳聋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이런 일이 그저 과거의 왕권이 계승되던 시대에만 있는 일이면 좋겠는데, 요즘같이 5년에 한 번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되는 지금도 마치 그 권력이 천년만년 갈 것같이 서로 만세라 부르면 국민의 어려움에는 귀를 틀어막고 있지 않는지 함 살펴볼 일이다. 

 

오미 령인 구상     五味 令人 口爽

오미五味가 사람의 입을 틀어지게爽 한다.

 

오미五味란,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 신맛의 다섯 가지 기본 맛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것은 상爽이다. 

 

현대 한자에서 상은 상쾌하다는 의미로, 여름철 음료광고에 보면 무더위 속에서 갈증이 심할 때 시원한 음료를 마시는 장면에서 배우가 매우 시원한 표정을 짓고, 주변에 폭죽이 터지고 하는데, 그때 그 느낌이 상이다. 

그런데, 고대 한자에서 상은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틀어지는 것을 나타낸다. 

 

오미가 나타내는 것 역시 인간의 탐욕이다.

오미가 두루 잘 갖추어진 음식은 누구나가 먹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혼자 독차지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나의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그 속에 녹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공로를 혼자 독차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이 만들어 지는 과정에서는 모든 것을 나눌 것처럼 행동하더니, 일던 일이 성공하면 혼자 독차지 하고자 온갖 꿍꿍이를 발동하는 사람들. 그 누가 그런 사람들과 다시 같이 일을 하고 싶겠는가. 

 

서로가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뭉쳐 일을 한다면 아무리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된다 하여도 마지막에 가서는 서로의 잇속에 따라 흐트러지게 되어 잇는 것이다. 

 

도덕경 12장에서는 시각, 청각, 미각등을 예를 들어 인간의 탐욕이 가져 올 참상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흑백도 구분 못하고, 주변의 아첨에 빠져 오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신의 탐욕으로 일을 그릇 치게 되는 그런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같은 일반 서민이라면 그 결과의 참혹함이 그리 크지 않겠으나,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위정자라면 어떨까. 우리 주변에 이러한 위정자들이 너무 자주 보여 그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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