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앞에서 탐욕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 가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 사람이 어떻게 수양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알 수 있었다면, 노자가 이야기하는 성인은 어떻게 탐욕을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도덕경 12장 전문
오색 령인 목맹 五色令人目盲
오음 령인 이롱 五音令人耳聋
오미 령인 구상 五味令人口爽
치빙전렵 령인심 발광 驰骋畋猎令人心发狂
난득지화 령인 행방 难得之货令人行妨
시이성인위복부위목 是以圣人为腹不为目
고거피취차 故去彼取此
시이성인 위복 부위목 是以圣人 为腹 不为目
성인圣人이라 함是以은 무릇 배을 채워야为腹 하지 결코 눈을 채워서는为目안 된다不.
현대에 널리 퍼져 있는 통행본에는 위와 같이 되어 있으나,
마왕퇴에서 발굴된 백서본에는 시이성인지치야,위복부위목 是以圣人之治也,为腹不为目로 되어 있어,
그 의미가 보다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앞서, 인간의 탐욕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 가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초심을 떠난 아름다움에 눈이 멀어 흑백을 구분 못하게 되고, 아첨에 귀가 멀어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지 못하게 되며, 수많은 성과에 취해 혼자 독식하려 하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탐욕에 미쳐 돌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사람으로서 살아가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탐욕을 경계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노자의 도덕경은 일반인을 위해 쓰인 책이 아니라, 이 시대의 통치자들에게 바른 정치란 무엇인가를 알려주기 위해 쓰여진 책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12장 마지막에 성인이라 함은 무릇 이러한 탐욕 앞에서 어떠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복腹이라 무엇인가
바로 우리의 배로써, 무엇을 먹고사는 가의 실질 적인 삶의 문제인 것이다.
목目이란 무엇인가.
모든 욕망은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견물생심见物生心이라는 말이 있지 아니한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욕망이 일지 않으나, 일단 화려하고 좋은 것을 보게 되면 그에 대한 욕망이 생기고, 그것이 나아가 탐욕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는데, 하물며 친구나 주위에서 나보다 좋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얻기 어려운 난득지화难得之货라면 다 말해 무엇하랴.
눈으로 보이는 욕망은 끝이 없는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성인의 바른 정치圣人之治는 백성들의 배를 채워 주는 위복为腹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결코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위목为目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고 거피 취차 故 去彼 取此
고로 옛부터 故, 이것을 버리고 去彼, 저것을 취해야 取此한다고 한 것이다.
거피 去彼는 위목为目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취차 取此는 위복为腹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자의 가르침은 무릇 위정자는 백성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데 그 마음을 써야 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마음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위정자의 탐욕은 단지 본인 개인이 미쳐 돌아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만백성에게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인문학 > 동양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덕경 13장. 귀대환약신 -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0) | 2023.08.06 |
---|---|
도덕경 13장. 총욕약경 - 쉽게 흔들리지 마라 (0) | 2023.08.06 |
도덕경 12장. 치빙전렵 (0) | 2023.08.06 |
도덕경 12장. 오색령인 맹목-탐욕은 눈과 귀를 멀게 한다. (1) | 2023.08.04 |
도덕경 11장. 유지이위리 - 탐욕을 버려라 (1) | 2023.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