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우리는 12장에서 욕망에 사로 잡혀 결국 헤어 나오질 못하고, 스스로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13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욕망에 사로 잡히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노자는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도덕경 13장 전문.
총욕약경 宠辱若惊
귀대환약신 贵大患若身
하위총욕약경 何为宠辱若惊
총위하득지약경 실지약경 시위총욕약경 宠为下得之若惊 失之若惊 是为宠辱若惊
하위귀대환약신 何为贵大患若身
오소이유대환자 위오유신 급오무신 오유하환 吾所以有大患者 为吾有身 及吾无身 吾有何患
고이신위위천하 약가기천하 故以身为天下 若可寄天下
애이신위천하 약가탁천하 爱以身为天下 若可托天下
총욕약경 宠辱若惊
총애宠와 모욕辱을 마치 경기惊 를 일으키듯 대하라若~.
총宠은 다른 사람으로 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이며,
욕辱은 반대로 다른 이들로 부터 모욕과 협박등을 받는 것이다.
경惊은 화들짝 놀라는 상태를 의미하고,
약若은 마치 ~와 같다, ~로 받아드리다 라는 의미이다.
사람이 잘못된 길로 들어가는 데는 몇가지 시작점이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위가 올라가거나, 재력이나 권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은 신이 인간을 시험할 때에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게 하지만, 동양사상에서는 그 사람을 시험할 때에는 그에게 권력과 재물을 준다고 한다.
권력과 재물이 생겼을때 사람이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제 도리를 잘하는지 아니면 안하무인眼下无人 격으로 변해 갑질의 끝판왕이 되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권력과 재력이 올라가면, 사람들로 부터 진짜건 가짜건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된다.
누구도 그 앞에서 싫은 소리를 하지 않고 그저 듣기 좋은 소리만 떠벌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12장에서 이야기 한 오색 목맹无色目盲이고 오음 이롱五音耳聋인 것이다. 이때에 이러한 것을 경계하고, 자신에게 쓴소리도 찾아서 경청할 줄 알아야만 흑백을 분간할 줄 알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유혹이 통하지 않으면 협박과 모욕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약점 또는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여 협박하거나, 사람이 덜 되었다거나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는 둥의 모욕을 줌으로써 견디지 못하고 부패의 길로 들어오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을 협박하기 위해 가족을 인질로 잡고 나쁜 일을 시키는 장명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우리의 실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총욕약경宠辱若惊 은 이렇듯 욕망이 자리 잡기 전에 이를 경기를 치릇듯 처음부터 경계를 하라는 의미이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 인데,
논어에 보면, 총욕불경宠辱不惊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총욕약경宠辱若惊은 총욕불경宠辱不惊을 잘 못 쓴 거 아니냐 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둘은 글자의 수나 배열이 비슷하여 얼핏 그렇게 생각수도 있겠으나, 엄연히 다른 의미이다.
도덕경에 보면 이 문장 말고도 우리가 잘 아는 이덕보원以德报怨이라는 말이 있는데, 유학자들은 이는 잘 못된 말이며, 이직보원以直报怨이 맞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또한 서로 다른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글자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적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덕보원은 차후 이 문장이 나왔을때 설명을 하도록 하고,
여기서 총욕약경宠辱若惊과 총욕불경宠辱不惊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총욕불경宠辱不惊은 마음이 아주 평온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수신 수양이 깊어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 경지를 이르는 말이다. 남이 나를 찬양하거나 아첨하는 것도 뭔가 의도가 있는 것이요, 나에게 모욕을 주는 것도 뭔가 바라는 것이 있어 그러는 것이니, 내가 그런 것에 흔들릴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이렇듯 총욕불경宠辱不惊이 이미 경지에 이른 단계라면, 총욕약경宠辱若惊은 이러한 수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항상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고, 누가 나에게 보내는 찬사나 모욕이 어떤 의도가 있는가를 살피는 그런 수련 수련의 과정인 것이다.
우리의 일상 생활은 매우 바쁘다.
그 누구도 아무 이유 없이 나에게 존경을 보내고, 협박을 하고 모욕을 주고 하질 않는다. 그 속에는 뭔가 의도나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표면에 나타나는 총욕宠辱에 현혹되지 말고 그 속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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