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하지 못하고, 샛길을 찾고 줄을 잡으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바로 위정자들이 바르지 못하고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돌리기 때문일 것이다.
도덕경 19장 전문
결성치지 민이백배 绝圣弃智 民利百倍
결인치의 민복효자 绝仁弃义 民复孝慈
결교치이 도적무유 绝巧弃利 盗贼无有
차삼자 이위문부족 此三者 以为文不足
고령유소속 故令有所属
견소포박 소사과욕 见素抱朴 少私寡欲
결인치의 민복효자 绝仁弃义 民复孝慈
인仁과 의义를 버릴때绝~弃~,
비로소 사람들民의 효孝와 자애慈가 돌아온다复.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효孝를 행하고, 자애慈를 베풀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면, 효孝를 행하고 자애慈를 베푼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효孝란 자녀가 부모를 받드는 것이요.
자慈란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사람으로서 기본으로 행하여야 할 것이 바로 효와 자慈인 것이다.
효孝와 자慈를 행하는 사람이 비로소 이웃을 사랑하고, 국가에 충성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로부터 효孝와 자慈는 국가의 근간이요 삶의 기본이라 여겨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기본을 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보통 보고 있는 왕필의 통행본이나, 마왕퇴의 백서본에는 결인치의绝仁弃义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곽점초통본에는 결화치려绝化弃虑로 되어 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고 자신의 기본을 충실히 행하도록 할 것인가.
먼저 통행본의 결인치의绝仁弃义로 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인仁와 의义가 부정적 의미로 쓰였다는 것은 알 것이다.
인仁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마음이 바로 인仁이다.
의义란 무엇인가
정의로운 마음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자신 주변 사람만 사람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들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다면 어떨까.
조선시대 양반들 눈에는 양반만 사람으로 보이고, 서민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라는 부패하고 결국 망하지 않았던가.
국가의 고귀직이 의义를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가.
진정한 의义는 국민을 향하여야 맞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그 의义는 그들 서로에게 향하여, 전관예우로 나타난다.
은퇴한 선배를 챙기는 것이 그들의 의义인 것이다.
이러한 위정자 자신들만 사람으로 보는 인仁과 자신들 만의 의义가 횡행하는 국가에서 과연 국민들이 자신들의 기본에 충실히 살 수 있겠는가.
바로 이러한 인仁과 의义를 버려야 비로소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곽점본의 결화치려绝化弃虑이다.
화化란 무엇인가.
교화教化로써, 교육시키는 것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효와 자를 교육시켜 이를 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선전 선동하는 것인 것이다.
국가가 의도를 가지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선전 선동하는 것, 이것이 바로 화化이다.
려虑는 무엇인가.
사려思虑가 깊다 할 때의 그 려虑로써, 글자를 살펴보면, 호랑이의 호虎자에 마음 심心이 합쳐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호랑이가 사냥을 할 때, 그냥 막무가내로 가서 뛰는 것이 아니다.
미리 어떤 길로 가서, 어디를 막아서고 어떻게 덮칠 것인가를 생각하고 하는 것이다.
이렇듯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을 려虑라 한다.
위정자가 국민들에게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여러 가지 제약을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여기서 말하는 려虑이다.
위정자가 국가를 다스림에 있어서, 이러한 화化와 려虑를 버릴 때 비로소 국민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이다.
위 두 가지 중에 어느 것이 노자의 생각에 가까운지는 알 수 없으나, 두가지 모두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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