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선하다는 것은 무엇이고, 악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선하다는 것은 가람으로써 마땅히 행하여야 하는 것이고,
악을 행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듯 선과 악은 극명하게 구분되는 것인데,
왜 이 둘이 별 차이가 없다고 노자는 말하는 것일까.
도덕경 20장 전문.
결학무우 绝学无忧
유지여가 상거기하 唯之与呵 相去几何
선지여악 상거약하 善之与恶 相去若何
인지소외 불가불외 人之所畏 不可不畏
황시기미앙재 荒兮其未央哉
중인희희 여형태뢰 여춘등대 众人熙熙 如享太牢 如春登台
아독박시기미조 여영아지미해 我独泊兮其未兆 如婴儿之未孩
래래시약무소귀 儽儽兮若无所归
중인개유여 이아옥약수 众人皆有馀 而我独若遗
아우인지심야재 我愚人之心也哉
돈돈시 속인소소 아독혼혼 沌沌兮 俗人昭昭 我独昏昏
속인찰찰 아독민민 俗人察察 我独闷闷
담시기약해 료시약무지 淡兮其若海 飂兮若无止
중인유이 이아독완시비 众人有以 而我独顽似鄙
아독이우인 이귀식모 我独异于人 而贵食母
선지여악 상거약하 善之与恶 相去若何
선한 것 善 과 악한 것 恶 에 뭔 차이가 있겠는가 相去若何 .
국가를 경영하는 두 번째 경지,
덕에 의한 경영이다.
선하다는 것은 무엇이고, 악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이 둘은 별 차이가 없다고 노자는 말하는 것일까.
나라를 바르게 하고, 국가를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위정자가 경계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바로 백성을 교화하겠다는 마음이다.
백성을 바른 길로 이끌겠다는 마음이 무엇이 나쁘다는 말인가.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것이 무엇이 나쁘단 말인가.
노자는 이러한 마음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가 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도덕경 2장에서 노자가 이야기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천하개지선지위선 사악야.天下皆知善之为善 斯恶也
천하가 선이라 아는 것을 선하게 하는 것은 악이다.
다시 한번 설명하면, 선을 선하게 하는 행위, 바로 그 행위가 악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 주변 사람들이 옳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모든 백성에게 옳게 만드는 행위.
그 시작의 마음은 좋게 출발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서 설명하는 것은 국가 경영의 두 번째 경지인 덕을 통한 국가 경영을 이야기하는 것이기에 바른 정치를 펼치고 국민들을 올바르게 이끌고 싶은 통치자가 대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정자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이 바로 자신이 옳다는 것이다.
앞장에서 최고인 경지인 도를 통한 국가경영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 무엇이라 하였던가.
주위에서 자신을 옳다고 추켜세우는 것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라 하지 않았던가.
바로 주변에서 자신이 옳다고, 역시 현명하다고, 남들과 틀리게 사실을 궤뚤어 본다.
등등의 말들에 현혹되는 순간 바로 도의 경지에서 내려와 덕의 단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옳으니 나를 따르라고 하는 것,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악이라는 것인 것이다,
이것은 덕에 의한 국가 경영을 한고자 하는 위정자가 필히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백성을 교화하려 할 것이 아니라.
바로 스스로 그 본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무위, 행불언지교 无为, 行不言之教
바로 말로 이래라저래라, 그게 좋은 거고 바른 일이다 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본을 보이는 것. 이것이 진정 덕을 통한 국가 경영인 것이다.
본인이 행동으로 본을 보이지 않고, 말로써 선을 가르치려 한다면,
그것은 바로 국민들에게 고통으로 다가가게 되고 악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그 출발의 마음이 선하다 할지라도 행동을 통한 본을 보이지 않고 그저 말로 백성들에게 행하라 한다면,
백성들에게 있어 그 본래의 선의의 출발과 실행의 고통에 따른 악이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위정자가 정책을 실행함에 있어서는 그 정책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큰 코끼리가 겨울철 언 강을 건너듯, 스스로 본을 보이고, 그리고 매사에 사려 깊게 대응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국가와 백성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위정자도 이러한 국민을 교화해야 한다는 유혹을 받는데,
자신의 사리사욕을 다스리지 못하는 위정자들은 어떠할까.
국가를 위한다는 , 백성을 위한다는 미명아래 얼마나 많은 악행을 저질렀던가.
히틀러는 위대한 게르만인을 위한다며 2차 대대전을 일으키고, 유태인을 학살했고,
일본은 제국주의를 통해 우리 민족뿐 아니라 아시아 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 주지 않았던가.
역사에 그러한 예가 어디 한둘이던가.
진정 선을 행하고 싶다면 본인이 직접 본을 보이라고,
그렇지 않고 남에게 강요하는 선은 악이라고
노자는 우리에게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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