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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20장. 인지소외-법이 억압의 수단이 되어서는 않된다.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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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옛말에 때린 놈은 발 뻗고 못 자도, 맞은 놈은 발 뻗고 잔다는 말이 있다.

사리사욕을 위해 백성을 억압하고 착취한다면, 그 억압받은 백성들이 어떠할까

억압하는 위정자는 그러한 백성의 분노를 알기에 더더욱 탄압과 감시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언제 터질지 몰라 본인도 두려움에 잠을 설치게 되는 것이다.   

 

 

도덕경 20장 전문.

결학무우 绝学无忧

유지여가 상거기하 唯之与呵 相去几何

선지여악 상거약하 善之与恶 相去若何

인지소외 불가불외 人之所畏 不可不畏

황시기미앙재 荒兮其未央哉

중인희희 여형태뢰 여춘등대 众人熙熙 如享太牢 如春登台 

아독박시기미조 여영아지미해 我独泊兮其未兆 如婴儿之未孩

래래시약무소귀 儽儽兮若无所归

중인개유여 이아옥약수 众人皆有馀 而我独若遗

아우인지심야재 我愚人之心也哉

돈돈시 속인소소 아독혼혼 沌沌兮 俗人昭昭 我独昏昏

속인찰찰 아독민민 俗人察察 我独闷闷

담시기약해 료시약무지 淡兮其若海 飂兮若无止

중인유이 이아독완시비 众人有以 而我独顽似鄙

아독이우인 이귀식모 我独异于人 而贵食母

 

 

인지소외 불가불외 人之所畏 不可不畏

사람들이 두려워 하는 것을 어찌 두려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不可不 .

 

국가 경영의 세 번째 경지, 법에 의한 국가 경영.

 

현대 민주사회에 있어서 법의 역할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안정일 것이다. 

그러나, 과거 왕조시대의 법의 역활은 억압과 통제로 활용된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법에는 여러 가지 기능과 역할이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줌으로써 위정자들이 자신들의 말을 순순히 듣게 하는 수단으로 법을 만들고 활용하였던 것이 많았다. 

 

여기서 노자는 국가경영의 세 번째 경지인 법을 통해 국가를 경영함에 있어서 위정자가 경계해야 할 마음가짐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위 문장이 뭔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본 문장은 우리가 주로 보고 있는 왕필의 통행본 내용인데,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어찌 두렵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기에서 사람들이 두려워 하는 것을 누가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위정자가 악법으로 사람들을 두렵게 하면 또 다른 사람들도 모두 두려워한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그 법을 만든 위정자 자신도 두려워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단두대를 만든 이가 결국 단두대에서 죽었듯이, 그런 걸 이야기하는 것일까?

 

이런 게  위정자가 경계해야 할 마음가짐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의문이 풀린 것은 마왕퇴의 백서본이 출토되면서이다.

백서본에는 불가불외 不可不畏 가 아닌 "역불가이불 외인亦不可不以不畏人"으로 되어 있다.

 

이를 전체 문장으로 보면...

인지소외 역불가이불외인  人之所畏 亦不可不以不畏

사람 들을 두렵게 한다면 之所 , (위정자 너 자신도) 그 사람 들이 두려워 지지 않겠는가 不可不以不. 

 

내가 남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가지게 할수록 나도 그들이 언제 나에게 반역을 할지 몰라 항상 두려움에 떨게 되는 것이다. 

 

눈을 들어 국민을 탄압하는 독재자들을 보라, 모두 철통 같은 경비망 속에 살지 않는가.

일반인들은 집근체에 다가오지도 못하도록 하고, 어디를 이동할 때에도 사람들과 최대한 접촉을 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지 않는가. 

왜 그럴까. 자기 자신도 자신들의 국민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 두려움은 자신이 뭔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각인시키면 시킬수록 자신도 그 국민들이 두려워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주변을 겹겹이 경호로 에워싸는 것이 아니겠는가. 

 

노자는 여기서 분명히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법에 의한 국가 경영에 있어서 법이 결코 억압과 탄압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장에서 덕에 의한 국가 경영에 있어서 빠지기 쉬운 유혹이 국민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세 번째 경지인 법에 의한 경영에 있어서는 "겁을 주니 말을 잘 듣네" 하는 유혹인 것이다.

겁주니 말잘 듣고, 때리니 말 잘 듣네.

이런 것이 심화될수록 국가는 파탄이 되고, 결국 국민의 분노는 활화산처럼 타 오르게 되는 것이다. 

위정자 자신도 그를 알기에 항상 자신의 경호를 철통같이 두루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하나, 법은 양날의 검임을 알고, 억압과 탄압의 법치가 아닌 바른 사회를 만드는 법치를 행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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