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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21장. 기중유물 - 보이지 안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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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이야기.

물物 이란 무엇인가.

도道 상象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그 어딘가에 그 실체인 물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상을 본다는 것은

상象 너머에 있는 도의 본질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도덕경 21장 전문

공덕지용  유도시종  孔德之容 唯道是从

도지위물  유황유홀  道之为物 惟恍惟惚

망혜후혜  기중유상  望兮沕兮 其中有象

망혜후혜  기중유물  望兮沕兮 其中有物

요혜명혜  기중유정  窈兮冥兮 其中有精

기정심진  기중유신  其精甚真 其中有信

자고급금  기명불거  自古及今 其名不去

이열종보  以阅众甫 

오하이지중보지장재  이차 吾何以知众甫之状哉 以此

 

 

망혜후혜  기중유물  望兮沕兮 其中有物

넓고도 광대함 望兮 (도의 세상에는) 그 속에其中 이 있다

.

 

앞장에서 도를 바로 보는 데에는 3가지 단계가 있음을 이야기하였고, 

그 첫번째 단계인 상象 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이제 이번 장에서는 두 번째 단계인 물物 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앞장에서 도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광대하며, 그 작용은 우리의 상상을 초과한다고 설명을 하였으며, 어떤 때에는 생명을 잉태하고 잘 자라게 하며 열매를 맺게도 하지만, 어떤 때는 생명을 소멸시키는 일도 하기에 그 정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도의 운행은 상象이 있어 우리가 도의 운행 규칙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한 도의 실체와 상의 관계는 한의학을 예로 들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한의학에는 장학脏学이라는 것이 있다. 

몸속의 오장육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옛날에는 몸을 해부하는 것을 금기로 여겼기에 실제로 오장육부를 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오장육부에 생긴 병을 알아챌 수 있었을까..

 

바로 피부나 입가, 얼굴등에 나타나는 증상을 통해 몸속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판단하는 학문인 것이다. 

 

이렇듯 상象이 나타난다는 것은 ...

그냥 뜬금없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그 실제적인 존재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상象을 본다는 것은 어딘가에 실제적인 도가 존재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초등학교 자연교과서에 보면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하늘에 양털구름이 생기면 다음날 비가 온다는 그러한 자연의 전조 현상에 대해 교육하는 내용이다. 

이는 하늘에 양털구름이라는 상象이 보이면, 어디에선가 실제적 비구름이 올려오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옛부터 도를 깨달은 사람은 우리 생활 속에서 자연이 보여주는 상을 통해 일기를 예측하고, 사람들의 삶 속에 나타나는 상을 통해 앞날을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도를 너무 신비스러운 뭔가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도는 계속해서 이야기한 대로 그저 우리 생활 속에 녹아 있는 것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가 항상 우리 곁에 있으며,

우리와 함께 한다고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먼저 상象을 보여줌으로써, 앞날에 대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미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자연의 상을 보는 방법을 다 배웠다.

다만 시간이 흘러 기억이 잘 나질 않을 뿐이지..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 간에 발생하는 일들에 대한 상象을 보는 방법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象을 보는 것들이 서로 연관성 없이 단편적인 것들이라 이 전체가 도가 보여주는 모습임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일 뿐인 것이다.

 

상象이 보이면 언젠가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 

마치 하늘에 양털구름이 보이면 다음날 비가 내리는 실체가 나타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번장에서는 도를 보는 두 번째 단께 물物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장에서 정精이란 무엇인가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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