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이야기.
상象 이란 무엇인가.
지나 온 과거의 흔적이나, 내부의 기운,
외부의 일들이 반응하여 보여주는 모습이다.
결국 상象을 본다는 것은 지금의 모습 너머에 있는 본질을 바라본다는 의미일 것이다.
도덕경 21장 전문
공덕지용 유도시종 孔德之容 唯道是从
도지위물 유황유홀 道之为物 惟恍惟惚
망혜후혜 기중유상 望兮沕兮 其中有象
황혜홀혜 기중유물 恍兮惚兮 其中有物
요혜명혜 기중유정 窈兮冥兮 其中有精
기정심진 기중유신 其精甚真 其中有信
자고급금 기명불거 自古及今 其名不去
이열종보 以阅众甫
오하이지중보지장재 이차 吾何以知众甫之状哉 以此
망혜후혜 기중유상 望兮沕兮 其中有象
넓고도 광대함 望兮沕兮 속에其中 상象이 있다有 .
도를 보는 것에는 3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상象 이요.
둘째는 물物이고,
세 번째가 정精이다.
도의 모습은 크고 광대하며, 그 작용은 우리의 상상을 초과하기에 제대로 된 도의 모습을 보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노자도 이 세상에는 이 세상을 만들고 운용하는 거대한 뭔가가 있다. 그런데 그 존재가 있는 건 알겠는데 그 전체적인 모습을 뭐라 알지 못하니 그를 도라 칭한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도를 알아볼 수 없는 것인가...
아니다, 볼 수 있다.
노자는 21장에서 도가 가지는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도를 볼 수 있는 3가지 단계에 대해 우리에게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그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상象이다.
상象은 코끼리의 상아를 말한다.
고대인들이 코끼리를 잡아, 고기는 먹고 상아는 따로 보관했는데, 하늘에서 번개나 우뢰가 칠 때면 상아에서 옅은 반광이 나면서 반응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고대인들은 상아에서 옅은 반광이나 뭔가가 보이면 하늘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짐작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점차 발전하여 내면이나 외부에서 벌어지는 뭔가를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알려주는 어떤 반응이나 모습을 상象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요즘은 관상观相을 본다 할 때에 상자를 서로 상相 자를 쓰지만, 옛날에는 이 상아 상象 자를 쓴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이고, 현재의 서로 상相자로 변형된 것도 상호 간에 서로 반응을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잠깐 관상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관상을 본다는 것은 풀어쓰면 상을 본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얼굴이나 뭔가의 형태를 본다는 의미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의미가 아니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상相은 내부의 실질적인 뭔가가 외부로 표출되어 나타나는 모양을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콧날이 우뚝하고 입술 모양이 어떠하고 등을 보는 게 아니고, 그 속에 서려있는 내부와 반응하는 그 기운을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인 것이다.
중의학에서 얼굴을 보고 병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디가 아픈 건지를 아는 이유는 콧대나 입술의 모양을 보는 게 아니고 그 속에 서린 기운을 보기 때문인 것이다.
예를 들어 어디가 아프면 입술이 파래지고, 간이 안 좋으면 눈가에 다크 써클이 끼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사람의 얼굴과 생활 습관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나타나게 되어있다.
그래서 사람을 자세히 관찰해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相 을 본다는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이 세상이 돌아가게 하는 원리와 규칙이 고스란히 다 담겨있는 것이다.
봄이 오면 여름 오고 다시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오면 어느덧 봄이 찾아오는 것이다.
새벽에 해가 뜨면 어느덧 오전을 지나 오후가 되고 밤이 되며 다시 해가 지면 밤을 지나 다음 날을 맞게 되는 것인 것과 같이 이 속에는 일정한 규칙이 존재한다. 이런 간단한 것에서부터 도가 보여 주는 상象 들은 우리 곳곳에 널려있다 할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를 징조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어떻게 표현을 하던 이러한 도가 보여주는 상象을 볼 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도를 보는 첫 번째 단계인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도를 바라보는 두 번째 단계 물物 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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