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3장, 첫번째, 인재를 중시하지 마라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6. 22.
반응형

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하나의 인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리고 어느 기업에서는 인재경영이라는 모토를 내세우는 것도 자주 보았다. 그런데 도덕경에서는 인재를 중시하지 말라고 하니 이는 어찌 된 이유일까?

 

먼저 3장의 전문을 살펴보자. 

불상현  사민불쟁  不尚贤  使民不争

불귀난득지화  사민불위도  不贵难得之货  使民不为盗

불견가욕  사민심불란  不见可欲  使民心不乱

시이성인지치  是以圣人之治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  虚其心  实其腹  弱其志  强其骨

상사민무지무욕  常使民无知无欲

사부지자불감위야  使夫智者不敢为也

위무위  측무불치  为无为  则无不治

 

불상현  사민불쟁  (不尚贤  使民不争)

인재를 중시하지 않음으로, 백성들로 하여금 분란(争)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라

 

  현(贤)은 현자, 즉 지혜로운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요즘 말로 하면 인재를 뜻한다 할 것이며, 상(尚)은 숭상한다는 말의 줄임말이니, 불상현(不尚贤)은 인재를 중시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이렇듯 인재를 중시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얼핏 들으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알기로는 하나의 인재가 나라를 구하기도 하고, 기업을 살리기도 하지 않는가, 그래서 일찍이 수많은 대기업에서 인재경영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인재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지 않은 가. 실예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 같은 인재가 있었기에 나라를 전란에서 승리로 이끌 수 있었고, 근현대사에서도 가난했던 우리나라를 수많은 인재들이 나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현재의 모습을 만들지 않았던가. 이렇듯 인재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인데 어찌 도덕경에서는 인재를 중시하지 말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백성들로 하여금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길이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인재를 중시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분란이 일어난다는 이야기 인가?

 

  얼핏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잠시 고개를 들어 우리 주변을 되돌아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때 교육 현장인 초 중 고등학교에서 1등만, 우등생만 중시하고 수많은 다른 학생들을 등한시하던 때가 있지 않았던가, (지금은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아마도 아직도 존재할지도 모르겠구먼),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주변에 있는 이가 친구가 아닌 적으로 인식하게 하던 그런 한 교육 현장이 과연 바른 것일까. 1등만 기억하고 중시하는 세상, 1등이 아닌 학생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교내엔 학폭이 난무하는 그러한 경우를 너무 흔하게 보지 않았던가.

 

  사회는 어떠한가, 국가의 주요 고위직에 어떤 사람을 임명을 할 때, 그들을 외국의 유명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유명 기관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등으로 선전하여 인재이므로 고위직에 합당하다는 식으로 낙하산 인사를 하는 것이 어디 한두 번 이던가, 그런데 그렇듯 인재라 한 사람들이 어떻게 된 게 자기가 맡은 일이 뭔지도 제대로 몰라 청문회에서 실무진이 써준 글만 앵무새처럼 읽는 모습을 본 게 어디 한두 번 이던가. 

 

  요즘 들리는 이야기 중에 "아빠 찬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걸 부끄러 하기는커녕 "부모도 실력"이라고 떠벌인 다고 한다. 어찌 본인의 능력 여부를 판단하는데 부모의 재력과 권력이 그리고 인맥이 기준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이렇듯, 이렇게 만들어진 인재를 국가나 기업이 중히 쓴다면 어찌 백성들이 믿고 따를 수 있을까, 분란이 일어나지 말라고 해도 분란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너도 나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재라는 허울을 쓰고자 불법과 편법을 거리낌 없이 쓸 것이고, 그러한 예는 이미 뉴스에서 심심찮게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렇듯, 인재를 중히 여기지 말라는 데는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1등만 너무 중시하지 말고, 2등, 3등, 나아가 꼴등도 모두 편견 없이 대하라는 것이다.

어차피 인재는 동등한 조건만 만들어 줘도 특출한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평범한 일반인들과 같이 모두 동등하게 조건으로 대하여도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능력도 없는 이들이 인재의 능력을 시기하여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허울 좋은 가짜 인재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요즘도 정권만 잡으면, 자기 사람들을 주요 보직에 보내기 위해 그 분야의 인재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실제로는 실력이 없어 국내대학을 못 가고 해외 대학을 다닌 것인데 이런 것이 해외 실력파로 둔갑하여 국가나 회사의 고위직에 인재라는 이름으로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지 않은가, 또한 아빠 찬스를 이용해 주요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려 인재가 되는 것은 이제 너무나도 흔한 일이 되지 않았는가 

 

무릇 지도자는 위 두 가지를 경계하여야 하는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