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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8, 상선약수-도는 마치 물과 같다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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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도는 항상 우리 곁에 있으나, 우리와 아무것도 다투는 것이 없으니 있는 듯 없는 듯하다. 마치 물과 같아 높은 곳에 있을 때도 낮은 곳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만물을 윤택하게 하니, 남과 다투지 않아도 모든 것을 이루고, 다툼이 없으니 우환도 없도다.

 

도덕경 8장 전문.

상선약수                                   上善若水  

수선 이만물이불쟁                    水善利万物而不争

처 중인지소악                            处 众人之所恶

고기어도                                    故几于道

거선지    심선연                         居善地  心善渊 

여선인    언선신                         与善仁  言善信

정선치    사선능  동산시            正善治  事善能  动善时

부유불쟁   고무우                      夫唯不争  故无尤

 

상선약수                                   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마치과 같다

 

도덕경을 아직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말이 아마도 "상선약수上善若水"가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청주清酒의 이름 또한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하지 않는가. 

도덕경에서 노자는 도를 여러 가지 비유를 통해 그 모습을 알려주고 있는데, 우리가 도는 물과 같다는 것만 이야기하는 것을 봐도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얼마나 유명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상선약수上善若水에서 은 최고라는 의미로 상선은 최고의 선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도덕경 2장에서 "선한 것을 선하게 하는 것은 불선皆知善之为善斯不善已이다" 라는 문장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좋은 뜻으로 사용하는 선이나, 인, 미 등을 도덕경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러한 단어를 좋은 의미로 사용할 때에는 단어의 앞에 상이나 대등의 형용사를 추가하여 단독으로 쓰인 것과 구분을 주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나 인이 그저 단독으로 쓰이면, 그 선과 인의 범위가 혈연 지연 학연 등으로 한정되고, 영어의 카르텔과 같이 끼리끼리만 챙기는 조직이 되고, 요즘 유행하는 관피아, 학피아와 같이 ~피아가 되어, 부정부패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것과 구분하여 앞에 상이나, 대를 붙여, 상선, 대인등으로 표현하면,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과 선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도가 무엇인가 이야기를 할 때 도는 이런 것이다,라는 등으로 한 두 마디의 말로 확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덕경에서는 도를 여러 가지 각도에서 그 모습과 역할을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도의 모습과 역활은 시와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고 있으니非常道, 도의 모습과 역활을 알기 위해서는 노자가 도덕경에서 도를 어떻게 이야고 하고 있는지는 조바심을 내지 말고 차분히 따라가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7장에서 이야기하는 도의 모습,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무슨 의미일까. 도덕경 6장에서 도를 곡신谷神이라 칭하고, 그 역할을 현빈玄牝이라 하여 만물万物을 생성하는 것이라 하였다면, 여기 7장에서는 도를 상선上善이라 하였으며, 그러한 상선上善은 마치 물과도 같다 하였다.

이럿듯 물과도 같은 도는 어떠한 작용을 하는 것일까. 이는 마치과 같아 만물을 이롭게하게 하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수선 이만물이불쟁    水善利万物而不争

은 만물万物을 이롭게 하지만, 그러나 (그들과) 경쟁하지 않는다不争

 

백서帛书 갑을본甲乙本에 보면, 불쟁不争이 유정有静으로 되어 있는데, 그 뜻에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경쟁을 하지 않는 상태가 바로 조용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듯이 서로 미묘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의미상 다른 이들과 분쟁을 이르키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지 않는 것과, 그러한 것을 멀리하고 자신만의 조용한 상태에 머문다는 의미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물의 역할이 무엇인가 일 것이다.

물의 역할이 무엇인가. 만물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물이 지나가는 자리의 초목이 윤택해지고, 열매를 맺는 게 아니겠는가. 이 세상에 사는 생물 중에 물 없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이 어디 있는가, 인간의 몸 또한 그 구성에 있어 물이 70% 이상이라고 하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처중인지소악  고기어도   处众人之所恶  故几于道

(물은) 사람들众人이 있고 싶어 하지 않는 곳所恶에 처하므로, 고로 (그 품성이) 도와 같다 할 것几于이다.

 

여기서 소악所恶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으로 낮은 곳을 의미한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고,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한다. 누가 낮은 곳에 있고 싶겠는가. 그러나 물은 자신이 먼저 낮은 곳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만물을 이롭게 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도의 품성인 것이다.

여기서 기어几于는 ~에 가깝다는 의미이다.

 

도덕경 7장에서 도를 상선上善에 비유하여, 그는 물을 닮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물의 특성은 스스로 낮은 곳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만물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

앞서 수차례 설명 하였듯이 노자가 도덕경에서 하늘의 도天之道를 알려주는 이유는 도 자체를 설명하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그러한 하늘의 도天之道를 본받아 스스로 성인圣人이라 칭하는 위정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이익을 뒤로하고 물이 낮은 곳에 머물며 만물을 윤택하게 하듯이, 높은 곳에 앉아 밑을 내려 보듯 정치를 하지 말고, 스스로 몸을 낮춰 낮은 곳을 살피고, 만백성을 이롭게 하라는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이다.   

 

물을 닮은 도의 기본적인 품성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항상 몸을 낮추고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에 비유된 도의 다른 품성은 어떤 것이 있을 까. 도덕경 7장 두 번째 이야기에서 자세히 알아 보보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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