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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쉽게 같이 읽기, 1장 마지막- 깨달음이란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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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어렵게만 느껴지는 도덕경을 한 자 한 자 같이 읽으며 그 의미를 풀어보는, 처음 도덕경을 접한 사람도 쉽게 이해가 되도록 풀어서 설명해 주는 쉽게 같이 읽는 도덕경. 1장의 마지막 부분, 세상의 시작과 ,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는 도가 함께 하며, 이를 안다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다.  

 

앞서 도란 무엇이고, 세상은 어떻게 생성되었으며, 세상이 나고 생성되는 과정 속에는 도의 운행법칙이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를 다시 종합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원문을 통해 도란 무엇이고, 깨달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양자동출 이명동위 (两者同出 异名同谓)

현지우현 중묘지문 (玄之又玄 众妙之门)

 

도덕경은 읽으면 읽을수록 참으로 노자의 사상이 대단하다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시작에도 도가 있으며, 그 끝에도 도가 있고, 이 모든 과정 속에 도의 법칙이 존재하니, 우리가 어찌 그 속의 오묘한 운행 법칙을 모르고 그냥 지낼 수 있단 말인가. 노자가 현대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는 말인 듯하다.

 

 

한 문장 한문장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양자동출 이명동위 (两者同出 异名同谓) 

그 둘은 같은 곳에서 나왔으며 이름은 다르나 같은 것이다.

 

 

아마도 이미 도덕경을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본 문장이 전에 본 것과 다르다고 생각할 것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도덕경은 중국 삼국시대의 왕필이 해석한 통행본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본 문장을 "양자동출 이명동위지현 (两者同出 异名同谓之玄)“으로 되어 있을 것이다. 이를 통행본에 맞추어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 둘은 같은 곳에서 나와  그 이름이 다르지만, 이를 모두 현이라 한다." 얼핏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문제는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를 현(玄)으로 표현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비록  도를 설명하기 위해 물이나 계곡, 빈 그릇 등으로 비유를 하기는 하였으나, 도는 그냥 도 그 자체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두 번째로, 본 문장에서 현(玄)은 형용사로 쓰이기 때문에 여기 명사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현뒤에 다른 글자가 있었는데 없어졌거나, 아니면 잘 못 추가 된 게 아닌가 보는 견해가 많은 이유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왕퇴에서 출토된 백서 도덕경에는 지현(之玄)이 없다는 것이고, 그리고 지현(之玄)이 없는 것이 해석에 보다 자연스러워, 여기서는 마왕퇴의 백서 도덕경에 따라 설명한 것이다. 

 

자 이제 한 자 한 자 해석을 해보도록 하자.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양자 (两者-2개)가 무엇인가 이다. 그 두 가지는 바로 앞서 설명한 무(无)와 유(有)이며, 시작과 끝이다. 세상이 아무것도 없는 무(无)에서 나와 만물이 존재하는 현재의 상태, 유(有)가 되는 데 이는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모두 같은 곳에서 나온 것이며(동출 同出), 우리가 무나 유, 묘나 요 등으로 다르게 부르지만 모두 같은 라는 것(이명동위 异名同谓- 같은 것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다)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말인가. 도는 이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도 존재했고, 이 세상의 시작에도, 진화에도, 그 끝에도 존재하고 있으나, 때와 장소에 따라 그 모습을 달라서, 우리가 서로 같지 않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그 모든 것이 도의 모습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란 무엇인가? 다음 문장을 살펴보자.

현지우현 중묘지문 (玄之又玄 众妙之门) 

깊고도 심오하니, 모든 묘의 문이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玄)과 묘(妙), 문(门)의 의미이다.

현(玄)이란, 깊고도 깊어 그것이 검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천자문에서 현(玄)을 검을 현(玄)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깊고도 깊어 그 속을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물이 깊고도 깊으면 검고 어둡게 보이는 데, 이렇듯 그 깊이를 알 수 없이 심오하여 그 속을 짐작할 수 없는 경지를 표현한 것이 바로  현(玄)이다. 

묘(妙)는 앞장에서 이야기 한대로, 그 운행의 법칙을 알 수 없으나 정확하여 운행되는 도의 법칙을 표현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앞장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문(门)은 무엇일까.

본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문(门)이다. 

문(门)이란 무엇인가, 서로 다른 두 개의 세상을 가르는 경계이며 입구이다. 옛 영화 "매트릭스"에 보면 문을 통해 서로 다른 세상으로 드나드는 장면이 나오고, 마블영화인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도 문을 만들어 다른 세계로 드나드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도 집에서 문을 나서면 바깥세상이요, 일과를 마치고 문 안으로 들어오면 아늑한 가정인 것이듯, 문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세상을 가르는 경계이며, 이 문을 통해서만이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을 통해서만 다른 세상을 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관찰을 통해 묘와 요를 본다는 것(이관기묘 以观其妙, 이관기묘 以观其徼)은 바로 이러한 심오하고 깊은 도의 법칙인 묘(妙)가 모여 있는 (중묘 众妙)  문 너머의 이치를 알게 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여기서 문은 바로 도를 이해하는 모든 묘(妙)가 모여 있는 중묘(众妙)를 이해하는 문(门)이며, 깨달음을 얻어야 만 들어갈 수 있는, 깨달음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문(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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