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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1장을 마치며...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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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풀이하여 알기 쉽게 읽는 도덕경 이야기. 도덕경을 처음 접하는 이도, 한자를 모르는 이도, 한 문장 한 문장 같이 읽으며 그 의미를 알아보는 "같이 읽는 도덕경", 노자가 이야기하는 삶의 지혜는 무엇일까,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것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는 지혜의 여행을 다 같이 떠나 보자.

 

여백의 미, 도덕경

서점이나, 유튜브 등에서 도덕경 관련된 책들이나 영상들이 부쩍 많아진 느낌이다.  치열한 경쟁을 몸으로 버텨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 바쁘게 살다 보면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밀려 이러한 생각도 뒤로 하고 열심히 뛰고 또 뛰는데,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은 흰머리에, 어느덧 자리 잡은 주름들, 그리고 볼록 나온 배뿐인 것을 보게 되면, 이젠 좀 더 심각하게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젊어서는 서양 철학을 많이들 읽었으나, 그래도 느껴지는 뭐가 허전함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삶의 전체적인 모습을 이야기하는 동양고전에 더 끌리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고동양고전 그 속에서도 도덕경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도덕경은 여백의 미가 가장 보이는 책이다. 5천 여자로 이 세상의 시작과 끝을 이야기하고, 그 원리를 설명하면서 그 속에서 우리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 여백이 얼마나 크다 할 것인가. 이렇듯 책 속에 여백이 많으니 보는 이들 마다 느끼는 바도 모두 다르고 얻어가는 깨달음도 각기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렀듯 각자 얻어가는 바가 다르니, 어찌 보면 읽기가 쉬울 수도 있으나, 이젠 우리가 한자를 쓰지 않으니 그저 다른 이가 해석한 것을 읽는 수밖에 없는데, 어떤 책들은 해석이 애매하다 생각되어도 해도 한자를 모르니 그 의미를 헤아릴 길이 없어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매 저자마다 도덕경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다르므로, 그 해석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처음 도덕경을 접하는 이들에게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책이 된 것일 수도 있다. 이에 나는 한자를 하나하나 풀이하여 같이 적어 주므로, 이 글을 읽은 독자들도 그저 나의 해석을 따라 읽기 보다는 각자의 깨달음을 얻길 바랄 뿐이다.

 

여백의 공간이 넓어 도덕경을 접한 이들의 깨달음도 제 각각이라면, 도덕경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 물음에 어떤 이는 부쟁(다투지 않음)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무위자연(无为自然)이라고도 하며, 또 어떤 이는 비움이라고도 한다. 모두 맞는 말일 것이다. 이 모두가 도덕경을 읽는 이들의 삶의 경험 속에서 얻은 깨달음 일 것이 때문이다.  

 

이렇듯 도덕경을 읽는 각 개인의 깨달음이 각기 다른 것은 이해가 되었는데, 그렇다면 노자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하늘의 도, 성인의 도 (天之道 圣人之道)

도덕경을 간단히 이야기 하면, 두 가지의 도를 설명하는 책이다.

하나는 부쟁이며, 무위이면서, 물과도 같다고 하는 하늘의 도天之道이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하늘의 도를 보고 깨달아 우리의 삶에서 실천하는 성인의 도圣人之道이다. 

 

도덕경에서 하늘의 도를 소개하는 것이 약 30%이고, 이를 본받아 우리가 실천해야 한다고 하는 성인의 도를 설명하는 것이 약 70% 정도인 것을 보면 아마도, 노자는 우리가 성인의 도를 깨닫고 그를 우리의 생활 속에서 행하길를 바라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으며, 이것이 도덕경에서 노자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주제가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요즘은 유튜브가 보편화 되어, 유튜브에서도 도덕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많은 유튜버들이 도덕경의 두 가지 도 중에서 하늘의 도를 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게 된다. 도덕경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성인의 도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거나, 심한 경우는 하늘의 도와 성인의 도를 혼동하여 이야기하는 것도 보게 된다.

 

예로부터, 유교사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도덕경은 위험한 책이 아닐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거 자연이 돌아가는 원리를 이야기하는 하늘의 도를 강조하고, 그를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는 가를 이야기하는 성인의 도는 무시되거나 외면받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바뀌어 지도자를 국민이 뽑는 민주사회가 된 이때에 진정 바른 정치는 무엇이고, 그를 행하는 위정자는 어떤 자세여야 하는가를 성인의 도圣人之道를 통해 알아야 할 것이기에 이시대에 우리는 다시 도덕경을 제대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많이 받은 질문에 대해 여기에 정리를 잠깐 하겠다.

도덕경 1장의 두, 세번째 문단은 하늘의 도를 바탕으로 해석을 해 주면서 왜 첫 문단은 어째서 하늘의 도가 아닌 성인의 도로 풀이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데, 성인의 도의 입장에서 앞서 1장 첫 문장인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를 설명한 것도 바로 그런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를 하늘의 도 입장에서 해석하면 어떻게 되냐고 문의를 해주셔서 1장을 마무리하는 여기에 추가로 하늘의 도로써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

도는 도로써 행하여 진다. 그러나, 도는 항상 같은 모습은 아니다.

우리가 도를 깨닫는 다고 할 때에 주의할 점은 도의 모습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떨 때는 너무나도 다른 상반된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렇듯 변화무쌍한 모습이 바로 도의 모습인 것이다. 

 

예를 들어, 1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이루어져 있다. 봄에는 새싹이 땅을 뚫고 나오듯 생명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푸르게 자라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고, 겨울에는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이렇듯 각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모양이 다르지만, 이는 각 계절에 맞게 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봄에 생명을 피어나게 하는 것과 겨울에 그 생명을 거두는 것은 극히 상반된 모습이라 어찌 같은 도가 이렇듯 상반된 행위를 할 수 있을까 싶겠으나, 이 또한 도의 모습임을 알아야 한다. 이렇듯 도라는 것은 하나의 모습이 아닌 것이다. 도는 때와 장소에 따라 그 역화과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도가 항상 같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단지 우리의 착각일 뿐이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1장의 마지막 문장에서 이야기하듯 도는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결국 다 같은 도인 것이다. (양자동출 이명동위 两者同出 异名同谓) 그러므로, 우리가 도덕경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도의 어느 한 모습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여 그것만 고집하고 다른 것은 모두 틀렸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이 세상의 변화를 알지 못하고 단지 지난날의 성공에 집착하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도는 때와 장소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주의할 점은 그 변화가 아무렇게나 무작위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일정한 변화의 운행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봄에서 바로 가을이나 겨울로 가지 않고 여름을 거쳐 가을로 가고, 다시 겨울로 가고, 겨울이 깊으면 봄이 가까워 왔음을 알 수 있듯이, 그 속에는 도의 운행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그 운행 법칙을 보는 것(이관기묘 以观其妙)이 바로 깨달음을 얻는 길이며, 도덕경의 마지막에서 이야기하는 오묘하고도 깊은 도의 문으로 들어가는 문(현지우현 중묘지문 玄之又玄 众妙之门)인 것이다.

 

도덕경의 1장은 책의 서문과도 역활을 한다. 도란 무엇이고, 세상이 무에서 나와 현재에 이르는 동안 도의 역할이 무엇이었으며, 이러한 도의 운행을 아는 방법이 무엇인지 등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도를 알고 그 운행의 법칙을 깨달으면 바로 도의 그 심오한 세계를 알게 된다고 소개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이미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성공과 실패를 대하는 자세를 같이 소개하고, 우리가 어느 순간에 이르러 뒤돌아 보는 삶과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다시 한번 1장을 천천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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