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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10장, 천문개합-부하에게 기회를 주어라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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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汉字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모든 조직에는 각자 맡은 바 일을 하도록 그에 맞는 업무가 주어지고, 각자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할 때에 그 조직이 오래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주변을 보면 업무를 나누지 주지 않고 직접 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심지어는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아랫사람 일도 빼아아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렇게 되면 그러한 조직은 어떻게 될까.  

 

도덕경 10장 전문.

재영백포일 능무리후    载营魄抱一   能无离乎

전기치유     능영아후   专气致柔       能婴儿乎

척제현람     능무자후   涤除玄览       能无疵乎

애민치국     능무지후   爱民治国       能无知乎

천문개합     능위자후   天门开阖       能为雌乎

명백사달     능무위후   明白四达       能无为乎

생지            축지           生之              畜之

생이부유     위이부시   生而不有        为而不恃

장이불재     시위현덕   长而不宰        是谓玄德

 

 

천문개합     능위자후   天门开阖       能为雌乎

천문天门이 열리고, 닫힜 때开阖, 능히의 태도는 유지할 수 있는가能为~乎.

 

도덕경 10장에서 가장 해석이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 문장이 아닐까 싶다. 

천문天门, 개합开阖, 자는 무슨의미일까, 

 

먼저, 천문天门이 무슨의미일까?

 

천문天门은 고대에 여러 가지의 의미로 쓰였는데, 도덕경에서 이야기하는 천문이 어떤 것일까.

예를 들어, 고대의 지리서라고 하는 "산해경山海经"에 따르면 천문은 해와 달이 뜨는 곳을 의미한다. 

천문이 열리면 해가 나오고, 다시 열리면 달이 나오는 하늘의 문으로 그곳에는 얼굴이 무시무시하게 생긴 신이 문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설문해자说文解字"에 따르면 음력 2월을 천문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2월이 되면 만물이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나 땅을 뚫고 새 생명이 돋아나는데 이것이 천문이 열리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손오공의 서유기西游记를 보면 옥황상제가 사는 곳에 들어가는 문으로  이랑신二郎神이 하늘의 개天狗와 지키고 있는 곳이 천문天门이라고 하였다. 

 

도덕경에서 이야기하는 천문은 어떤 것일까? 

 

장자庄子에 보면, 이 세상 만물은 "유후출有乎出 유후입有乎入 - 나가는 것이 있고, 들어오는 것이 있다." 만물이 나가고 들어오는데, 그 구체적 형상을 볼 수 도 알 수도 없으니, 그 변화를 알 수 없고, 이를 천문天门이라 하였고, 후에 수련을 하는 사람들은 이를 다시 심문心门, 마음의 문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이는 깨달음에 다다르는 문이라는 의미이다. 

장자의 천문은 자연의 도를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아마도 이것이 도덕경 10장에서 이야기하는 천문과 그나마 가깝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게 보면, 개합开阖의 의미도 쉽게 해석이 될 것이다. 

만물이 들고나가는 것, 새 생명이 나고, 죽는 것, 이것이 자연의 도이며, 바로 개합开阖이라 할 것이다.

 

는 무엇일까?

 

자웅雌雄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자는 암컷이고, 웅은 수컷을 이야기한다. 

고대에는 동물의 암수를 통해 그 역할과 태도를 규정하였는데, 웅은 주동적이며, 주관적으로 일을 행하는 것이며, 자는 안정 적으고,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태도이다. 

 

이제 이를 종합하여,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위정자가) 새로운 일을 행함에 있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공을 세우고자 본인이 나서는 것이 아닌 주위의 사람들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고 있는가 하고 반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다.   

 

무릇 지도자라 함은 자신을 돋보이기보다는 주위의 사람들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하는 법인 것이다. 

 

이것이 노자가 이야기하는 천문개합 능위자후 天门开阖 能为雌乎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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