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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동양고전

도덕경 16장. 세상이 어찌 공평할 수 있는가

by 샤오야오윈자이티엔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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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풀어 읽는 도덕경 이야기.

사람이 부모가 다르고, 가진 것도 사는 곳도 다른데, 어찌 공평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추구 해야 할 것은 아마도 공정일 것이다.

공정이란 무엇인가.

바로 합리적인 불공평일 것이다. 

 

 

도덕경 16장 전문

 

치허극  수정독 만물병작

致虚极  守静笃  万物并作

오이관복  부물운운  각복귀기근

吾以观复  夫物芸芸  各复归其根

귀근왈정  시위복명  

归根曰静  是谓复命  

복명왈상 지상왈명 

复命曰常  知常曰明

불지상 망작 흉 

不知常 妄作 凶

지상용 용내공  공내왕  

知常容  容乃公  公乃王  

왕내천  천내도  도내구

王乃天  天乃道  道乃久

모신불태

没身不殆

 

 

지상용 용내공  공내왕  

知常容  容乃公  公乃王  

을 아는 것이 용이며, 용은 곧이고,

은 곧이다.

 

: 언제 어디서나 변함이 없는 것

: 관용, 포용

: 공정

: 통치자

 

은 앞에서 복명复命이라 하였으며, 이는 자연의 법칙이고, 도의 운행 규칙이라 하였다.

이러한 자연의 법칙을 안다는 것은 이미 사소한 것에 얽매임이 없다는 것이며, 이미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기에 조바심도 없도, 욕망에 사로 잡히지도 않으니, 마음이 넓고,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기에 그 행함에 있어서 공정公正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것인데, 공평公平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이상적으로는 공평하면 무척 좋겠으나, 현실이 어이 그러한가.

세상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사는 곳이 다르고, 가진 것이 다르며, 각자 타고난 것이 다른데, 어떻게 공평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각자의 능력이 다르고, 그에 따라 결과물이 다른데.

무엇을 공평하게 하자는 말인가.

 

우리가 추구 할 것은 공평이 아니라 공정일 것이다. 

 

공정이란 무엇인가?

우리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불공평인 것이다. 

 

이러한 공정을 행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공정을 행할 수 있고, 행하여야 만 하는 사람이 바로 왕이며,

이 시대를 바르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람, 통치자인 것이다.  

 

왕내천  천내도  도내구

王乃天  天乃道  道乃久

은 곧 하늘이고, 하늘은 곧이며,

는 곧 영원한 것이다.

 

: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여기서는 영원하다로 해석될 수 있다.

 

왕이란 무엇인가. 

이 시대의 통치자이며, 복명인 상을 알고,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공정을 행하기에, 하늘과 통하므로, 무릇 하늘이라 할 수 있고. 하늘은 도를 따라 운행되는 것이며, 그러한 도는 세상이 있기 전부터 존재하였으며, 지금도 우리 곁에 항상 함께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하기에 영원한 것이다.  

 

그렇기에, 왕은 하늘이며, 도인 것이다.

 

이 문장은 고대 이래로 왕은 절대적이며, 신과도 같고 무결점의 존재라는 데에 근거가 되어 왔다. 

 

유교를 근간으로 삼는 수 많은 왕조에서도 문장은 널리 애용되었다. 

왕은 곧 하늘이고, 도이니 절대 복종하고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문장이 진짜 그런 뜻일까?

 

지금은 없어진 개그 콘서트라는 프로그램에 "악마적 편집"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앞뒤 말 다 자르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악의적으로 편집하여 보여 주는 것을 유머스럽게 표현한 코너인데, 우리의 현실 세계를 풍자한 것일 것이다. 

 

이 문장도 마찬가지이다. 

왕이 곧 하늘이고, 도가 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는 것이다.

 

바로 바른 정치를 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바른 정치란 무엇인가, 바로 공정한 정치를 행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공정한 정치란,

사사로움에서 벗어나 온 백성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넓은 마음은 깨달음에서 나오는데, 

이 깨달음은 자연의 법칙과 도의 운행 규칙인 상을 아는 것이며, 복명复命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제조건을 만족하였을 때, 비로소 하늘의 법칙인 공평을 행할 수 있고, 도의 운행 규칙을 따르므로, 오래갈 수 있는 것이다. 

 

왕은 공정할 대에 비로소 하늘이라 했으면서, 어찌 하늘은 공평하다 하는가?

하늘을 보면, 비를 내릴때 여기는 호수니 조금 내리고, 여기는 좀 말랐으니 많이 내리고 하지를 않는다. 

그냥 모두 같이 내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만물이 알아서 활용하는 것이다. 

누구는 부지런 하니 하루에 25시간을 주고, 누구는 게으르니 20시간만 주고 하지를 않는다. 

하늘은 이세상 만물에게 모두 똑같이 24시간을 준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자신에 맞추어 사용하는 것이다.

 

하늘은 이렇듯 만물을 공평하게 대한다. 

그렇기에 어쩌면 궁극적 목표는 공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늘이 공평을 행하는 것은 바로 하늘의 운행 법칙이 복명이기 때문인 것이다. 

만물이 사는 곳이 다르고, 타고난 능력이 다르지만, 결국 모두 뿌리로 돌아가고, 다시 그 속에서 세 생명이 나는 복명을 이루기 때문인 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태어나면 어느 날은 필히 뿌리로 돌아간다. 

인류 역사상 죽지 않은 이가 누가 있던가.

 

이렇게 이야기 하니, 어느 기독교 신자가 나에게 예수님은 죽지 않았다고 반문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내가 성경을 자세히 읽어 보라고 이야기 한  기억이 난다. 

 

말이 좀 옆으로 새는데, 

요즘은 불경을 않읽는 불교 신자나, 성경을 읽지 않는 기독교, 천주교 신자가 너무 많은 거 같다. 

어느 기독교 신자는 자신이 독실한 신자라고 하는데, 우리가 원죄가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유대교 신자가 우리에게 원죄가 있다고 하면 이해가 되겠는데, 어찌 기독교 신자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기독교가 무슨 종교인지도 모른단 말인가. 

참 어이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스님이나, 목사, 신부의 하는 말만 듣고, 그 속의 깊은 뜻을 모른 채, 종교에 빠지니, 사이비가 넘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기독교 신자면 성경도 좀 읽고, 불교 신자면 불경도 좀 읽고. 길거리에서 보이는 도를 아십니까. 하는 분들은 도덕경도 좀 읽고 했으면 좋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인류 역사상 죽지 않은 이가 누가 있던가.

 

그렇기에, 왕은 복명이라는 도의 운행 규칙을 알고, 그 속에서 공정을 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도덕경을 시작할 때에, 도덕경은 두종류에 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하나는 하늘의 도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의 도를 깨달은 사람이 행하는 성인의 도이다. 

 

성인圣人이란, 

하늘의 도를 깨달아 그 도를 이 세상에 행하는 사람으로, 다른 의미로 통치자, 위정자라 뜻한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예전에는 왕이나 황제는 자신들이 하늘의 뜻을 받들었다고 하고, 심지어는 자신을 천자라 청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노자는 그 시대의 황제와 위정자들을 성인이라 치켜 세워주며, 너희들이 이미 하늘의 뜻을 받았다고 하니, 하늘의, 도의 운행 규칙을 알 것이 아닌가.

그래서 성인이라는 단어에는, 내(노자)가 다 아는 이야기지만 도란 무엇이고, 그 운행 규칙이 뭔지를 다시 함 이야기 해 줄 테니,  너희들, 자칭 성인이라 하는 황제나 위정자들은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 백성들이 살기 좋은 바른 정치를 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16장의 이 문장은 성인(왕)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다시 설명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모신불태 没身不殆 인데, 글의 내용으로 보면, 이 문장이 필요가 없는 것이고, 이 문장을 마땅히 해석하기도 어렵기에, 아마도 고대에 죽간에 글을 남기고 후에 무덤을 통해 발굴될 때에 16장에 잘 못 들어간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해 본다. 

도와 몸의 관계를 다룬 것은 13장에서 보았는데, 모신불태没身不殆, 이 문장은 13장에 있었다면 설명이 쉬웠을 것이다. 

여기서 왕과 하늘, 도를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끝맺음을 몸이 없다면으로 하는 것은 뭐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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